[성명] 이제,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평화체제를 건설하자
- 한·미연합훈련 UFG 유예조치에 부쳐
오늘 한·미 양국 정부는 8월 예정인 한·미연합훈련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을 일시 중단한다고 밝혔다. 그간 북한에 대한 군사적 압박은 핵무기를 비롯한 북한의 무장력 강화를 초래했고, 그에 따라 군사적 위기를 고조시키는 악순환을 반복해왔다. 이를 일시적으로나마 중단한 것은 일단 다행이다. 하지만 북·미 간 비핵화 협상 진전 여부에 따라 언제든지 군사훈련을 재개할 수 있다고 했기 때문에 불안정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결국 북한과 미국이 비핵화를 둘러싼 이견을 좁히지 못한다면 전쟁위기가 재발할 위험은 상존한다.
한·미연합훈련 중단에 반대하는 세력은 북한의 비핵화 선언을 믿어선 안 된다고 주장한다. 한․미연합훈련 중단은 북한에 시간만 벌어주면서 안보를 약화시킨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한반도 문제에서 합의를 파기한 것은 북한이 아니라 미국이었다. 미국은 북한을 빌미로 동북아시아에서의 패권을 유지하기 위해 1994년 제네바 합의를 비롯한 북한과의 협상을 무시한 채 군사적 압박을 지속했고, 북한은 급기야 핵개발에 나섰다. 한반도 긴장과 핵 위기의 근본적 원인은 미국의 동북아 패권전략에 있는 것이다.
핵은, 단지 그 핵을 북한이 들고 있어서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님을 기억해야 한다. 그간 굵직한 군사훈련 때마다 미국의 무력을 시위하는 전략자산이 투입되어왔다. 실제로 미군은 태평양에서 30분 내에 핵무기를 한반도에 투입할 수 있다. 그래서 한국 노동자 민중은 지금껏 안전했는가? 미국 자신은 얼마든지 한반도에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으면서도 북한에 핵을 폐기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그 자체로 파렴치할 뿐만 아니라 현실적이지도 않다. 결국 핵 없는 한반도를 위해서는 북한만이 아니라 미국의 핵 전략자산, 핵우산을 포함해 한반도에 대한 어떠한 핵 반입, 수송도 금지해야 한다. 한반도 비핵화는 ‘한반도 비핵지대화’ 여야 한다.
그간 미국은 주한미군과 한·미연합군사훈련, 한·미·일 삼각 군사동맹을 통해 동북아시아에서 중국과 러시아를 상대로 패권경쟁을 벌여왔으며 주한미군은 그 전진기지였다. 연합군사훈련을 일시 중단하고 주한미군 철수 문제를 미국 대통령이 직접 언급한 지금, 한국·미국·일본 지배세력은 주한미군이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하는 핵심 수단임을 스스로 인정하고 있다. 사드 역시 마찬가지다. 한반도 비핵화를 본격적으로 논의하겠다는 지금, 북핵을 핑계로 추진한 사드 배치는 남북정상회담 와중에도 중단한 적이 없으며, 바로 지금 이 순간에도 마찬가지다. 사드 배치가 애초 중국을 겨냥한 조치임을 숨기지 않고 것이다.
한반도를 둘러싼 제국주의 패권투쟁이 종식되지 않는 한 평화는 없다. 적당한 평화체제는 없다.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한반도 평화체제를 건설하자! 그 평화체제는 미국의 핵우산을 포함한 모든 제국주의 패권유지 수단의 철폐를 통해 가능하다.
2018년 6월 19일
사회변혁노동자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