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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혁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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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철폐! 직접고용 쟁취!

다시, 함께 요구하고 

함께 싸우자


박유리┃경기



서울대병원 투쟁의 교훈


2017년 7월 20일 ‘공공부문 비정규직 20만 5,000명을 2020년까지 정규직으로 전환한다’는 방침이 발표된 지 2년이 넘었다. 전환을 완료하겠다던 2020년은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정부 지침대로라면 이미 정규직화를 완료했어야 할 국립대병원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9월 30일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며 올해만 4번째 파업을 진행한다. 미전환된 국립대병원 비정규직 단위들은 작년에는 각자 투쟁을 진행했지만, 올해는 민주노총 내에서 소속된 산별노조 구분을 넘어 함께 파업하고 농성하고 기자회견을 진행하며 공동으로 투쟁했다. 그 성과는 서울대병원에서의 정규직 전환을 통해 나타났다.


서울대병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직접고용은 큰 의미가 있다. 파견·용역 노동자를 직접고용한 공공기관은 이미 많다. 하지만 사용자가 자회사를 고집하며 전환이 지연되고 있다가 결국 자회사 방안을 철회시킨 경우는 서울대병원이 처음이다. 또한 정규직과 차별 없는 단체협약을 적용하고, 기존 직무나 동일 업무는 정규직 직군에 따르며, 기본급은 최대한 정규직과 통합적으로 설계하는 등 정규직과 동등한 노동조건을 적용하려 한 것은 중요한 성과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이 있다. 작년 보건의료노조는 정부·사측과 손잡고 저임금 차별을 고착화하는 “공공병원 표준임금체계 가이드라인”을 합의해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서울대병원 노동자들은 달랐다. 물론 서울대병원 사측은 정규직 전환 이후 적용할 임금과 관련해 바로 이 ‘표준임금체계’를 들이밀었지만, 노동자들이 투쟁으로 저지한 것이다.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투쟁을 지켜본 많은 이들은 서울대병원에서 직접고용을 이뤄낸 가장 큰 힘 중 하나로 입을 모아 ‘원하청 공동투쟁’을 꼽는다. 수많은 공공기관에서 간접고용 노동자들이 직접고용을 요구했지만, 한국전력․한국도로공사․한국마사회 등에서 드러나듯 원청 노동자들이 반대하거나 복수노조 상황에서 투쟁하지 않겠다는 일부 노조의 입장으로 인해 자회사를 강요당하고 있다. 이런 현실에서 원하청이 함께 투쟁해 자회사 방안을 폐기하고 직접고용을 쟁취한 서울대병원 사례가 확산해야 한다. 지방 국립대병원들의 ‘자회사 담합’과 ‘직접고용 발목잡기’가 계속되는 이때, 자회사 고리를 끊고 직접고용 합의를 끌어내도록 원하청 병원 노동자가 함께 투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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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공공운수노조 페이스북



싸울 수밖에 없는 이유


비정규직·외주화의 연장에 불과한 자회사 전환이 아니라, 원·하청 구조를 없애는 직접고용만이 외주화의 폐해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음은 지극히 당연하다. 하지만 국립대병원을 비롯한 많은 공공기관은 비용 부담을 내세워 자회사 전환을 고집했고 정부는 이를 방치했다. 지방 국립대병원, 가스공사, 발전사, 정부 출연 연구기관 등 수많은 공공기관이 자회사를 고수하며 정규직 전환은 교착 상태에 빠졌고, 현장에서는 자회사를 저지하고 직접고용을 쟁취하기 위한 투쟁이 지속되고 있다. 톨게이트 요금 수납원 노동자들이 자회사 폐기와 직접고용 쟁취 투쟁을 치열하게 벌이는 지금, 미전환된 공공부문 비정규직 단위들이 현장 투쟁을 진행하며 직접고용 의제를 계속 쟁점화해 나가야 한다. 직접고용 투쟁을 붙여 나가며 자회사의 흐름을 끊어야 한다.


정부의 미온적인 태도 속에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3단계로 분류된 민간위탁 분야의 경우 정규직 전환은 추진조차 되지 않고 있다. 공공성을 내버린 채 외주화한 민간위탁 영역을 정부 차원에서 제대로 직영화하도록 투쟁을 지속해야 한다.


지난 7월 3일 공공부문 비정규직 공동파업의 요구 중 하나였던 처우개선 과제도 마찬가지다. 자회사나 무기계약직 등 어떤 형태로든지 전환됐다 하더라도, 처우개선은 기획재정부 예산 지침의 벽 앞에 가로막힌다. 정부가 내세운 ‘처우개선’이란, 3년째 제자리인 명절휴가비· 식비·복지포인트 정도다. 연간 평균 391만 원에 달한다고 자랑한 임금인상의 대부분은 당연히 올라야 할 최저임금 인상분이다. 기재부는 4월 “상용직 예산편성 세부지침”에서 ‘2017년 정규직 전환 시 규정한 명절상여금, 복지포인트, 식대' 이외의 수당은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예산은 지난해 범위에서 편성하라고 명시했다. 매년 되풀이되는 기재부의 예산 편성원칙이다. 예산을 묶어둔 채 비정규직의 열악한 처우에 대해서는 나 몰라라 한다.



공동의 요구, 공동의 투쟁으로


7월 3일,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공동의 요구를 내세우며 함께 파업 투쟁을 진행했다. 비정규직 문제를 사회적으로 여론화했지만, 아직 해결된 것은 없다.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10월 17~18일 2차 파업을 준비하고 있고, 10월 1일부터 서울에서 집단 단식농성 투쟁에 돌입한다. 직접고용 쟁취를 위한 투쟁은 톨게이트, 국립대병원, 발전사, 가스공사 등을 중심으로 전개될 것이고 국정감사 기간에는 비정규직의 열악한 임금 및 처우 문제를 쟁점화할 것이다.


공공부문 비정규직 문제는 개별 현장의 투쟁으로는 온전히 해결하기 어렵다. 진짜 사용자인 정부에게 책임을 묻고, 정부가 비정규직 당사자와 직접 교섭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기 위해서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단위들이 함께 요구하고 함께 투쟁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