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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혁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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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재정의 

정치경제학


- 국가독점자본주의 위기 속 

재정정책을 둘러싼 투쟁


홍석만┃참세상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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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류경제학에서 국가 재정 또는 재정정책의 역할을 바라보는 관점은 크게 △통화주의(적정 통화량 조절로 거시경제 안정을 도모해야 한다고 주장한 학파. 이후 신자유주의 학파로 이어짐)의 맥을 잇는 국가 개입 최소화(즉, 시장 자유화)와 △케인스적인 경제개입주의로 나눌 수 있다.


맑스주의 진영 내에서도 국가 개입과 재정정책에 대한 입장이 나뉜다. 영미권을 중심으로 이윤율 분석을 강조하는 쪽에서는 ‘국가 일반의 역할이 생산적이지 못한(즉, 잉여가치를 생산하지 않는) 활동이며, 재정정책은 민간의 잉여가치 생산을 자극하지 않기 때문에 시장 이윤율 개선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못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시장 경쟁 조건의 개선은 공황에서 자본파괴를 통해서만 일어나므로, 국가 개입이나 조절, 특히 케인스적인 개입은 큰 역할을 하지 못한다’고 비판한다.


반면, 독일‧일본 등 국가독점자본주의론 쪽에서는 ‘국가 개입이 국가독점 및 독점을 강화하고 기업 소유의 형식적 사회화를 진척시킴으로써, 생산수단 소유와 관련한 모순을 확대‧심화시키는 계기’라고 제기한다. 국가독점자본주의 위기의 심화 속에서 ‘국가 개입은 필연적으로 나타나며, 그 속에서 새로운 사회로의 이행을 위한 물질적‧사회적 조건을 더 무르익게 하는 노력(투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여기에 덧붙이자면, 1960~70년대의 논의는 통화정책의 변화와 신자유주의 금융세계화의 조건이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에, 저금리와 디플레이션 상황에서 재정의 운영과 조달, 국가부채 및 부채 불평등의 조건을 다시 확인해야 한다.


국가의 역할, 특히 재정은 △수입(세입) 측면에서 누구에게 세금을 걷고 △지출(세출) 측면에서 누구에게 사용할 것인가 하는 문제다. 자본주의의 발달에 따라 조세의 근거와 대상, 역할과 규모는 계속 변했고, 자본주의의 위기와 모순에 따라 재정지출의 목적과 방향도 변했다. 이 점에서 이윤율이나 시장 조절만을 절대시하는 입장에서는 국가독점자본주의 고유의 위기 양식을 포착하지 못하고 국가 개입의 한계는 물론 그 의의를 무시함으로써 결국 아무런 실천적 결론을 내지 못한다.


재정은 자본주의 모순의 발현에 따라 등장했고, 계급투쟁에 따라 변화‧발전했다. 현재 변혁운동진영이 재정(지출, 수입, 관리)에 대한 가장 우선적인 목표로 내세워야 할 것은 국가독점자본주의 위기에서 ‘생산(수단)의 사회화 및 대중의 생활 안정과 안전 보장’이다. 또한, (수입 측면에서) ‘급진적‧누진적 조세의 확립을 통한 자산 및 소득 불평등 해소’와 (재정 관리 측면에서) ‘신자유주의적 금융 지배로부터의 독립’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재정 승수 vs 구축 효과


앞서 거론했듯 주류경제학 내에서 벌어진 국가 재정 및 경제개입에 관한 논쟁의 주요 쟁점은 ‘재정의 경제적 역할’이었다. ‘국가 개입 최소화’를 신봉하는 쪽에서는 ‘재정은 국민 소득 중 일부를 정부가 세금으로 조성한 것이기 때문에, 이를 다시 민간에 지출해봤자 이전지출일 뿐 생산을 자극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국가보다는 시장이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한다’는 논리다. 국가투자에 대해서도 ‘민간에서 해야 할 투자를 정부가 대신하면서, 생산적이지도 못하고 민간의 부를 정부로 이전하는 효과만 낳는다’고 비판한다. 이른바 재정정책의 ‘구축(驅逐: 쫓아냄) 효과’다. 요하자면, 국가투자나 재정지출을 늘리면 민간에서 이윤을 낼 수 있는 투자를 정부가 대신하기 때문에 시장 이윤을 축소하고, 국민이 자기 소득으로 소비(지출)할 수 있는데 국가의 이전지출이 이를 대신하기 때문에 시장 활성화에도 기여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반면, 케인스는 ‘자본주의 경제시스템은 원래 불안정하기 때문에 경기순환이 일어나고 경제위기가 반복된다’고 주장했다. 때문에 국가의 경제개입으로 불안정성을 통제하고 조정해야 하며, 그때 재정정책이 가장 중요한 정책수단으로 등장한다. 이 논리에 따르면 ‘경제위기와 불안정성의 근본 원인은 유효수요 부족이므로, 정부가 부족한 수요를 재정정책으로 채워주면 다시 자본주의 경제가 순항할 수 있다.’ 케인스주의자들은 ‘재정의 주요 원천이 세금이기 때문에 이전지출인 것은 맞지만, 경제 주체의 조건에 따라 소비성향이 다르고, 소비성향이 더 큰 집단(주로 저소득층)에 정부가 재정지출을 늘리면 유효수요가 늘어난다’고 지적한다. 이것이 이른바 재정의 ‘승수 효과’다. 가령 세금으로 100원을 걷어 재정지출을 늘렸는데, 소비 수요가 110원 발생한다는 것이다. 또는 수익성이 없는 시장(그래서 민간투자도 없는 시장)에 정부가 100원을 지출해서 수요가 발생하고 민간투자도 늘어 총 110원을 산출할 수 있다면 재정을 투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른 듯 같은


위에서 설명한 주류경제학 내의 두 집단은 마치 재정지출과 국가 개입에 대해 근본적인 논쟁을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양쪽 모두 국가의 경제개입 목표를 ‘시장질서와 시장이윤율의 회복’으로 설정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없다. 다만 시장의 자동 조절이 이뤄지도록 그냥 두느냐, 국가가 개입해서 유효수요를 창출하느냐 하는 방법론의 차이다.


한편, 주류(특히 신자유주의) 입장에서 증세에 반대하고 감세에 찬성하는 이론적 근거는 ‘조세의 확대가 민간의 가처분 소득을 줄여 소비를 축소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조세와 재정지출 대비 ‘승수 효과’와 △민간투자와 소비 위축이라는 ‘구축 효과’ 사이에서 어떤 효과가 더 크게 작용하는지에 따라 논쟁이 벌어진다. ‘작은 정부론’은 감세에 주목하고 재정지출 축소를 명시적 목표로 강조한다. 반대로 케인스적인 ‘국가 개입론’은 증세와 재정지출 확대를 요구한다.


반복적인 경제위기를 거치면서 대개 재정정책은 단기적으로 산출을 증대시키는 효과가 있지만, 중기적으로는 이 효과가 무력화되어 산출이나 생산성, 민간투자 증대에 그다지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난다. 또한, 장기적인 측면에서 국가부채 문제도 발생한다. 곧, 주류의 정리된 입장은 ‘재정과 통화정책은 부채를 적절히 관리할 수 있는 범위와 수준 내에서 단기간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재정정책과 경기 조절


국가독점자본주의에서 글로벌 과잉공급과 자본간 국제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주기적‧구조적 경제위기가 이어지고, 국가의 경제개입 역시 폭과 깊이를 더해가며 진행되고 있다. 여기서 국가 개입은 ‘민간투자 활성화와 총수요 진작’을 목표로 한다. 그런데 앞서도 지적했지만, 이는 오직 단기 대책으로서만 의미가 있다. 지금의 경제위기는 수요부족이 아니라 과잉공급 상태에서 벌어지는 구조적 위기이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수요부족을 해결하기 위한 재정투입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설령 재정투입으로 (과잉공급을 해소할 정도로) 초과수요 또는 가수요를 형성한다 해도, 이 초과수요는 정상적인 수요가 아니기 때문에 재정지출이 중단되면 다시 줄어들어 원래대로 복귀한다. 아니면 항구적으로 재정지출을 확대해야 하는데, 이는 장기적으로 국가부채를 늘려 재정 능력을 훼손하고 이자 부담을 키우며 민간소비를 줄이게 된다.


다른 한편,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경기 침체로 물가 인상보다 디플레이션 우려가 더 커지기 때문에 모두들 현금 보유를 늘리려 한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케인스식으로 얘기하면, ‘유동성 함정’에 빠져든다(일본이 그렇게 됐다). 이러면 돈을 풀어도 화폐의 거래 수요를 확대하거나 투자를 자극하지 못한다. 이 돈이 자산시장으로 흘러 들어가도 투자보다는 투기수요만 부추기며 문제를 더 악화시킬 수 있다.


또한, 이러한 경기 대응이 국가독점을 더 확대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기업 구조조정과 경쟁기업 간 통폐합, ‘산업 합리화’ 조치와 더불어 노동시장을 더 유연하게 만들면서 전체 노동자 임금의 하락 경향을 부추긴다. 안전망 대책과 고용대책을 포함하긴 하지만, 이는 국가의 비용부담으로 전가하고 경쟁력 없는 자본의 퇴출을 압박‧조절함으로써 자본의 시장독점을 더 강화하는 한편 제도적으로 완비한다.



‘재정준칙론’과 국가부채


‘재정준칙론’의 등장에는 나름의 역사가 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사상 최대의 호황을 맞이했던 자본주의 세계경제는 1970년대 들어 침체에 빠져들었다. 정부가 통화를 남발하고 재정지출을 확대하면서, 국가부채가 폭증하고 화폐가치는 폭락해 인플레이션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는 케인스적인 국가 개입으로도 자본주의 경제의 주기적‧구조적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것이지만, 신자유주의자들은 이를 국가개입 자체를 축소하거나 규율하는 근거로 사용했다.


대표적으로 유럽연합(EU)에서는 “마스트리히트 조약”과 “안정‧성장 협약”에 따라 회원국의 재정적자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3% 이하, 국가채무는 GDP 대비 60% 이하로 유지하도록 강제했다. IMF에 따르면 1990년대부터 시작된 이러한 재정준칙은 현재 92개국 정부에서 운용하고 있다. 최근 문재인 정부가 발표한 이른바 “한국형 재정준칙”의 핵심도 2025년 회계연도부터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 60%, 통합재정수지(정부의 실제 재정수지인 ‘관리재정수지’에다 건강보험‧국민연금 등 사회보장기금 수지를 합한 것) 비율은 –3% 내에서 관리하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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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기획재정부]



그러자 문재인 정부의 이 재정준칙을 둘러싸고 ‘국가부채를 관리하고 재정 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해 강력한 재정준칙을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과 ‘재정준칙이 재정정책의 경기 조정기능을 제약하거나 무력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반대의견이 충돌하며 논란이 일고 있다. 재정준칙 도입에 반대하는 이들은 주로 ‘적자재정에도 불구하고 국가채무를 관리할 수 있는 수준에서 가능한 한 정부의 재량적 지출을 늘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현재 이 점이 잘 부각되지 않고 있지만) 재정준칙 문제에서 핵심은 ‘준칙이냐 재량이냐’가 아니라, ‘적자재정을 편성할 때 발생하는 부채를 누가, 어떻게 갚을 것인가’ 하는 점이다. 설사 재정준칙을 도입하더라도, 경제가 잘 돌아가는 시기에는 별 문제가 안 된다. 심지어 위기 상황에서는 재정준칙 적용을 면제하도록 하고 있다(코로나 확산과 함께 대규모 위기가 발생하자, 모든 나라에서 재정준칙은 무시됐다). 곧, 재정준칙은 ‘위기에 대응하느라고 발생한 국가부채를 어떻게 축소할 것인가’의 문제인 것이다.



: ‘누가, 어떻게 갚을 것인가’의 문제


이렇듯 적자재정으로 발생하는 국가부채를 줄일 방안은 두 가지뿐이다. 지출을 줄여 남은 돈으로 부채를 갚거나, 수입을 확대해서 부채를 갚거나. 결국 재정지출을 줄이거나, 세금을 더 걷어야 한다. 전자는 긴축정책이고, 후자가 증세다. 그런데 재정준칙 도입을 주장하는 논자들은 ‘세금을 더 걷으면 민간 수요와 투자를 위축시킬 우려가 있으니 증세는 안 된다’는 것이 자신들의 근거이기 때문에, 그 논리적 귀결은 재정지출 축소다. 따라서 재정준칙론의 핵심은 ‘적자재정을 쓰더라도 그다음부터는 긴축을 통해 균형재정으로의 복귀를 서둘러야 한다’는 것이다.


예컨대 국가부채 악화의 가장 극단적인 형태는 국가 채무에 대한 디폴트(채무불이행) 또는 모라토리엄 선언(지불유예)인데, 이렇게 되면 IMF 등에 구제금융을 신청하게 된다. 이 구제금융과 채권자들의 빚을 갚기 위해 긴축정책이 강요되고 정당화된다. 긴축의 대상은 주로 복지 분야 지출이며, 결국 복지비를 삭감해 재정지출을 줄여서 빚쟁이들의 빚을 갚는 데 사용한다. 재정준칙론은 이렇게 ‘긴축재정을 통한 부채관리’를 정당화하기 위해 등장했다.


한편, 최근 몇 년간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MMT(Modern Monetary Theory: 현대통화이론)에서는 ‘실업률이 정상화될 때까지 정부에 의한 무제한적 통화공급(정확히 말하면 재정의 공급이다)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준비자산 없이 국가부채를 누적하는 통화(재정)의 공급은 직접적으로 인플레이션을 유발하는 조치일 뿐이다. 제한적으로나마 국가부채 증가에 대한 걱정 없이 통화를 공급할 수 있는 국가는 미국 같은 일부 기축통화국 정도라는 점에서 그 한계가 드러난다.


‘재정준칙이냐 정부 재량’이냐 또는 ‘감당 가능한 국가부채의 수준은 얼마냐’ 같은 문제를 따지는 것보다 더 중요한 사실은 국가부채의 발생‧관리‧청산 등이 모두 국가주권의 문제를 떠나 신자유주의 금융시장에 완전히 종속돼 있다는 점이다. 국가부채와 화폐발행권이 모두 자본주의 금융질서에 종속돼 있다. 국가부채 비율은 해당 국가의 화폐가치를 결정하는 주요 요소로 작용한다. 국정화폐의 주요 리저브(중앙은행의 준비자산. 화폐를 발행할 때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을 겪지 않으려면) 어떤 형태로든 자산을 담보로 해야 한다)로 국채가 들어가면서, 국채의 안정성과 이자율이 화폐가치 결정에 중요한 요인으로 등장했기 때문이다. 만약 금융시장에서 어떤 나라의 국채 거래가 안정성이 떨어진다면 해당국 화폐가치는 치명적인 영향을 받게 되고, 이것이 궁극적으로 재정정책의 범위에 한계를 정하고 있다.



국가투자와 생산수단의 사회화


재정지출은 경제위기 상황에서 저소득층과 취약계층에 대한 소득 지원의 성격을 갖기도 하지만, 어쨌든 자본주의에서는 유효수요와 투자 확대를 우선적인 목표로 삼아 이뤄진다. 특히 민간투자가 위축된 상황에서 국가투자가 이를 대신하면서 경제성장을 이끌기 위해 노력한다. 이른바 ‘시장형 공기업’(한국전력공사, 한국가스공사 등)을 제외하면, 모든 국가 부문은 생산적이지 않다. 즉, 잉여가치를 생산하는 게 아니라 생산된 잉여가치를 ‘소비’한다. 국가가 제공하는 행정‧국방‧안전 서비스는 잉여가치를 창출하지 않으며, 자본주의적 생산을 위한 일종의 ‘공비’로 존재한다. 잉여가치의 분배분을 세금으로 걷어서 행정‧안전 등 서비스를 제공하고, 공동기금 형태로 저소득층의 다양한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소득을 이전한다.


그러나 국가독점자본주의에서 국가는 단순한 ‘행정 서비스 제공자’에 머물지 않는다. 적극적으로 시장을 재편하고, 구조조정과 산업재편에 개입해 한계 자본(영업 지속이 어려운 기업)을 청산하고, 기업 통폐합과 제도적 보완 등을 통해 독점의 길을 열어 놓는다. 시장의 이윤율이 낮거나 자연독점(독점 공급자가 담당하는 게 더 효율적인 상태)의 경우, 국가가 인프라 투자와 건설을 진행하며 시장 이윤율이 확보될 때까지 운영한다. 이후 독점시장이 구축되면서 이윤율이 확보되면, 다시 시장을 경쟁체제로 전환해 민간자본을 참여시키거나 해당 공기업 자체를 민영화해서 국가독점시장을 민간자본의 독점으로 재편한다. 앞서 재정정책은 단기 대책으로서의 의미만 지난다고 했지만, 국가는 이런 단기대책을 통해 시장 이윤율을 개선할 장기적 수단과 조건을 갖춘다.


자본주의적 재정정책은 특히 위기상황에서 자본의 비용 절약과 시장 이윤율 확보를 위한 인프라 투자 및 보조금 지급 등을 우선적으로 사고한다. 여기에다 저소득층에 대한 이전지출 확대를 통해 소비 수요를 독려함과 동시에, 자본의 독재 및 경제위기에 대한 사회적 반발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수단으로 활용한다(그리고 위기가 지나가면 부채 축소를 이유로 이런 관리수단을 회수한다).


따라서 변혁운동진영은 재정지출이 자본의 이윤율 개선과 시장 활성화 방향으로 흐르도록 둘 것이 아니라, 사회적 재분배와 생산의 사회화를 위한 국가투자 확대로 귀결하도록 투쟁해야 한다. 일회적이거나 투기수요를 확대하는 국가투자, 또는 과잉공급에서 시장경쟁과 독점을 확대하기 위한 국가투자에 저항하면서, 반(反)환경과 비효율성과 고용률 하락과 노동착취적 생산 등 모순으로 가득한 시장을 대체하는 생산적 부문에 대한 국가투자를 확대하기 위해 투쟁해야 한다(국가투자의 사회화). 이러한 ‘시장 대체적 국가투자’는 거래 수요를 잠식하는 게 아니라 유지 또는 확대하는 것이므로, 국가투자에 의해 국가부채가 늘어나더라도 화폐가치가 떨어지지 않고 일정하게 유지될 수 있다.


재정을 통한 국가투자를 우선 요구할 분야는 다음과 같다: 첫째, 재정 투입 후 수요가 발생하며 재생산이 가능한 사회적 영역(의료와 교육의 질적 확대). 둘째, 시장의 비효율을 공적 투자로 제거할 수 있는 영역(보육, 공공 배달앱-유통, 교통). 셋째, 이윤이 나지 않아 시장화하지 못하거나, 탈탄소 에너지 등 산업 전환이 필수적인 영역에 대한 사회화(가사노동, 에너지 전환, 유틸리티 등. 다른 무엇보다 가사노동의 사회화는 필수재로 삶의 질을 올리고 여성이 겪는 불평등을 개선할 수 있다). 넷째, 기간산업과 재벌의 사회화. 특히 현재 위기와 맞물려, 국유화 또는 공적자금 투입 대기업을 중심으로 한 사회화 요구를 전면화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