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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과 논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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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유아와 혈세를 볼모로 잡은 한유총, 그렇다면 모든 유치원을 국공유화하자

- 언제까지 사립유치원 횡포에 유아교육을 내맡길 것인가



사립유치원 단체인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가 어제 ‘무기한 개학연기’를 결국 하루 만에 철회했다. 지난해 비리 유치원 명단 공개 이후 전국민의 분노를 샀던 사립유치원의 뻔뻔한 행태는 다시금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한유총이 잠시 꼬리를 내렸지만 학부모들은 여전히 불안을 토로한다. 언제 이들이 다시 아이들을 볼모로 횡포를 부릴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공공 자금으로 지원을 받으면서도 그 회계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조차 거부한 사립유치원, 그리고 그 사립유치원들이 지배하는 유아교육체제에 대한 근본적 변화가 필요한 이유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드러난 바, 그간 여러 사립유치원이 국가지원금을 착복해 사적 용도로 유용하고 그 사실조차 숨기려 했다. 이에 공공 회계시스템 도입을 비롯해 비리 근절을 위한 최소한의 방안이 추진되자, 한유총은 사립유치원에 대한 ‘재산권’을 인정하라고 요구하며 얼마 전에는 집단폐원으로 대응하겠다고 협박했다. 이들은 ‘교육자’라는 과분한 명찰을 달고 잇속 챙기기에 급급할 뿐이었다. 실상 한유총의 반응은 여태 유치원을 돈벌이 수단으로 활용했음을 드러냈고, 앞으로도 그 ‘권리’를 보장하라는 것이었다. ‘회계투명성을 강제하면 폐원할 수밖에 없다’는 한유총의 강변은 이제까지 사립유치원 운영이 지극히 잘못되었음을 시인하는 꼴이다.


그렇다면 잘못은 사립유치원에만 있을까. 그렇지 않다. 최근에야 드러난 사립유치원 문제는 국가가 사실상 묵인하고 있던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유아교육 확대를 국가가 책임지지 않고 민간에 맡겨둠으로써, 돈벌이에 급급한 업자들이 유치원을 설립하고 운영하도록 만들었다. 그 결과 학부모들이 선호하는 국공립 유치원은 턱없이 부족하고, 어쩔 수 없이 사립유치원에 아이를 맡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 반복된다.


일단 무기한 개학연기는 철회됐으나, 사립유치원이 운영을 계속하더라도 안정적인 양질의 교육을 기대하기 어렵고 궁극적으로는 폐원 자체도 완전히 막을 수 없다. 학부모들은 사립유치원의 비리와 부정, 그리고 언제라도 되풀이될 수 있는 휴업이나 폐업 협박에 시달려야 한다. 작년 11월 유은혜 교육부장관이 국공립유치원을 늘리고 유아교육의 질을 높이겠다고 밝혔지만, 단기간에 신규 국공립유치원을 많이 만들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대안은 있다. 한편으로는 국공립유치원 신규 건설을 진행하면서, 다른 한편으로 비리를 저지르거나 폐원을 강행하는 사립유치원을 국공립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나아가 사립유치원이 지배적인 지금의 유아교육체제 전반을 국공유화로 전환해야 한다. 유아교육은 돈벌이 수단이 아니라 모든 아이와 학부모가 누려야 할 권리이며, 따라서 국가가 온전히 책임져야 하는 것이다. 공적 자금인 국민 세금으로 유치원 재정을 대고 있으니, 그에 따라 학부모와 해당 지역사회 구성원, 교사노동자 등이 참여하는 공적이고 민주적인 통제를 마련하는 게 마땅하다. 언제까지 혈세로 민간업자들 배를 불리면서, 그 업자들의 집단행동 때문에 불안에 떨어야 한단 말인가.



2019년 3월 5일

사회변혁노동자당